세월아~ 요즘 머 해? 매일 밥은 맛있게 잘 먹고 있니? 근대 뭐 먹고 다녀? 돈은 마구마구 쓰지 않고? 참! 너 다이어트 때문에 소식할 수 있겠구나~ 세월아 요즘 일은 잘되고 있어? 내가 아는 친구는 요즘 많이 힘들어하더라 직장을 다녀도 힘들고, 놀아도 힘들고, 그냥 멍 때리고 있어도 힘들데 ㅋ 그럼 왜 살아? 내 생각을 친구가 읽었는지 가끔 죽고 싶을 때도 있다고 하더라 그럼 죽는 건 엄청 더 힘들 텐대 말이야~ 여튼 귀여워
ㅋㅋ세월아 너에게 편지를 보낼 생각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내가 미쳤나? 유서를 쓰는 걸까?ㅋ 난 편지를 처음 써봐 왜 편지를 써야 되고? 너에게 편지를 어떻게 쓰는 법도 몰랑 그래서 구글에서 찾아보았지 "편지(便.紙 혹은 片.紙)란, 안부·소식·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을 말한다." 이렇다네 간단하지? 편지 쓰는 법이 이렇게 간단하다니 그냥 톡으로 해도 되는데ㅋ 근데 세월아 근데 내가 왜 편지를 써야 되고 쓰고 싶었는지 그동안 마음으로 조금씩 느끼다가 오늘 너에게 안부 묻고, 소식 전하고, 해야 할 일에 대한 용무로 우리가 그동안 치열했고 사랑했던 우정 관계를 톡으로는 하고 싶지 않아...
"세월이 네가 어느 날 나한테 내가 좋다고 말해줄 때 난 놀랐지.." "난 남자를 더 좋아하는데 말이야"ㅋㅋㅋ
그런데 "세월아 나도 알아 나도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근데 왜 나를 버렸어?".... "나에게 원하는 게 뭐니?"
"그 악당 때문에 나를 버린 거야.." "그런 악당은 우리 사이에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렇지 않아?"
우리는 잘 알고 있어 네가, 내가 한동네에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같은 산부인과 유치원, 초, 중, 고를 함께 졸업하고 그리고 대학교 같은 학과까지 가족 보다 가족 같은 존재지 세월이 너와 나는 20년 이상 요즘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 스토리가 되는 상황들을 함께 즐기고, 경험했지만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아 네가 너무 좋아서 그냥 같이 재미있게 놀았던 것 같아 덕분에 너나 나나 엄마한테 맞았던 기억도 있지 성적표 찢겨서 동네에서 같이 울었던 기억도 있고, 근데 같이 성적이 올랐을 때 엄마들끼리 기분 좋아서 술 거장에 난장질할 때도 있었고...
그런데 난 지금 네가 너무 이해가 안돼 그리고 너무 가슴이 아파 아플 땐 어느 누구라도 비참하다고 느낄꺼야 내가 하루 종일 누워 있으면 문득 너와 행복했던 일들이 그리워져 그 그리움이 마음 깊이 뿌리내리진 못해도 이렇게 누워 있으면 더욱 나에 가슴이 무너질것 같아서 그러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아픔이 주는 쓸쓸함을 이겨야 된다고 생각해 지금 나는 처음으로 외딴 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어서 빨리 여기서 벗어나서 나를 찾아야 되는 혼자인 나를 거울로 보는것 같아 괴로워 과연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세월아 얼마전에 알게된 슬픈이야기를 하나 들려줄까? 며칠 전에 새벽 5시경 내가 사는 오피스 건너편 오피스 건물에서 꽝하고 쪼개지는듯한 퍼퍽하는 소리를 들었어 너무 놀라서 커튼을 젓치고 창문 넘어 소리 나는 쪽을 보았는데 거리는 한적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여 그날 할 일이 많아서 출근 준비를 했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배가 고파서 집 근처 식당을 방문했는데 식당 주인과 나이가 지긋하신 분과 오피스텔 경비 아저씨에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지.
23세 착한 여성 직장인이었고 독립 한 지 3년째 되었대 집에서 독립자금을 주지 못해서 알바로 열심히 독립자금을 만들고 독립하자마자 직장도 취업이 돼서 8평 원룸 우리 집 근처에 집을 구하게 되었나 봐 처음엔 독립해서 기쁜 나머지 친구들과 놀고 흥청망청하다가 돈이 없게 되자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사치를 하고 여행도 다니고 여기저기 빌렸던 얼마 되지 않는 돈도 탕진하게 되었다고 들었어..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경비업을 하시는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지 직장을 열심히 다니고 알바도 하면서 틈틈이 공부도 해서 직업에 필요한 자격증도 취득하게 되었다고 아저씨께 듣기는 했지만 어떻게 그 이야기를 아시는지 궁금했는데 경비 아저씨가 돌아가신 아빠와 친분이 있었나 봐 그래서 그 여성에 대한 상황을 잘 알고 있으신지 경비 아저씨가 이야기했어, 그런데 자격증을 취득한 며칠 후 그 여성이 새벽에 아스팔트 바닥에 피를 흘리고 엎드려 있었다고 했어 경비 아저씨는 당시 너무 놀라 먼저 경찰과 119에 신고를 하고 그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된 후 그 여성 집으로 올라갔다는 거야...
방문 창문을 열려 커튼은 흔들리고 있었고 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춥지도 않은 날씨인데도 마치 아저씨 몸을 관통하는 바람이었다고 했어 그리고 방에는 술병이 나뒹굴고.. 아저씨께서는 너무 무서웠다고 하셨던 것 같아 근데 더욱 놀란건 방 벽지에 필기 되어 있는 글이었데 빨간색, 파란색, 검은색으로 하루 얼마 벌고, 일 년에 얼마를 벌고, 십 년에 얼마 벌고, 결혼, 아기, 집, 통신요금, 자동차 등 큼지막한 글자와 돈에 관련된 숫자였다고 했어 난 수저도 못 든 채 듣고만 있었지
아저씨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어 그 여성이 죽기 전에 경비 아저씨에게 돌아가신 아빠 생각이 난다고, 아빠가 많이 고생하셨다고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거야 아저씨는 "아가씨가 나한테 일주일에 한 번씩 간식을 챙겨 주었는데..." 하시면서 울먹이는 소리가 니지 막 하게 났어 그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로 나는... 밥을 한 수저도 못 뜨고 계산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지... 그렇게 좋아해 보이던 남자 친구랑 해여졌단 소리를 듣고 나서 말이야..
이 일이 있은 후 나는 많은 생각을 했어 당연히 너를 먼저 생각을 했지 그리고 너와 만남도 대화도 없었던 시간이 나도 모르게 많이 흘렀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서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고 서로의 현재 삶이 우리를 연결하지 못해서 아니면 조금은 성숙해서 일까? 나보다 더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되거나 어쩌면 내가 싫증이 나서인지도 모르겠고, 내가 너에게 연락을 했어도 씹히는 문자를 보는 내가 왜 이렇게 너에게 사무치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어 그냥 너의 버림이 단순한 문제이고 네가 그동안 나를 지나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애절하게 매달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지...
하지만, 세월아 나의 20대는 나에게 있어서 권위적인 삶이어야 해 또한, 나의 20대는 계획적으로 권위적이어야 해 내가 사람을 선택해서 좋아해야 하고, 그 어느 누구의 눈치로 인해 나의 삶이 피 패해지면 안 돼 세상이 현실에 맞추어 다양한 혁신적인 MZ 같은 삶의 단어를 쏟아 낸다고 해도 그 어디에 소속되고 싶지 않아 현재 나에게 하찮게 느껴지는 돈과 명예, 광대 같은 셀럽이 내가 사는 데 있어서 그것들이 내가 생각하는 권위에 속할까? 난 나의 방식으로 최고의 권위적인 삶을 내 스스로 약속해야 될 것 같아 세상의 그 어떤 두려움을 버리고서 말이야.
세월아 네가 나에게 하는 행동이 네가 이미 권위적인 삶을 산다고 내가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나는 네가 아무 조건 없이 좋은 건 너와 함께 지내왔던 날들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던 날들이었어 하지만 그때와는 많이 다른 세상이 됐지 물론 그때는 우리가 재미있게 세상을 사는 동안 부모님이 대신 고통을 떠안아 주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겠지만...
세월아 느껴지지 않니? 너와 내가 가족보다 가족 같은 그때의 나날들이? 하지만, 그런 날들이 돌아올까? 지금 사람들은 더 똑똑해 지려고 노력하고 나의 삶이 승리하려면 다른 사람을 삶을 찌질하게 만들어야 돼... 그래 이제부터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일부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이 교통정리하듯 만든 길로 올바르게 걷거나 열심히 뛰고 싶지 않아 나는 나의 권위적인 삶의 울타리를 만들겠어 지금부터 내 주위의 사람을 존중하며, 자존감을 느끼게 해주면서 말이야.
그리고 세월아 그동안 너를 너무 사랑했고 지금도 내 인생에서 네가 존재했다는 걸 항상 감사해 하지만 그동안 너무 힘들었지 너에게 맞추어 나를 위해 살아보지도 못한 나날들이 화가 났어 마침, 연락도 피해주어서 정말 고마웠어 그런데..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 너에게 절교를 하고 싶어ㅋ 아~ 이 말이 하고 싶었어 아~ 너무 후련하고 통쾌해 이제 더 이상 너에게 미련은 없어 세월이 너를 잊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그전에 우울했던 마음과 정신이 순식간에 불같이 타올라 꺼지고 지금은 너무도 행복하게 나에 모든 것이 해맑아지고 있어, 이제 오늘 나는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새로운 나의 20대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찐, 찐, 찐 친구인 세월이를 만날 거야 ㅎㅎ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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